명동서 밥먹고 강남서 보톡스 K의료관광 찾은 외국인 100만명 돌파

2일 서울 신사역 인근 빌딩에 있는 T피부과. 33㎡ 남짓한 대기실이 오전부터 중국·일본인 환자로 가득 차 있었다. 30년째 피부과를 운영하는 임모 원장은 “최근 들어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중동 등 다양한 나라에서 방문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환자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직접 정보를 찾거나 한국 관광을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 1년 만에 93% 증가

K병원을 찾아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환자는 117만467명으로 전년(60만5768명) 대비 93.2% 증가했다.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본격화한 200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3년 외국인이 신용카드로 지출한 의료비는 약 3조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진료과는 피부과. 지난해 외국인 70만5044명이 한국 피부과 병원을 찾았다. 2023년 23만9060명에서 1년 만에 약 세 배로 불어났다. 2위인 성형외과(14만1845명)와 비교하면 다섯 배다.
피부과를 찾는 관광객이 단기간 급증한 것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관광객 자체가 늘어나며 ‘의료·뷰티 관광’을 하는 외국인이 증가했다. 서울 명동에서 칼국수를 먹고 동대문에서 쇼핑한 뒤 강남에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치료를 받는 코스가 일종의 패키지 관광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1630만 명으로 전년(1103만 명) 대비 520만 명 넘게 늘었다.
◇K뷰티가 불붙인 의료관광
병원들은 특히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서울 합정역에 있는 B피부과에 들어가자 곳곳에서 중국어로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이 꼭 들르는 병원으로 알려진 곳이다. 병원 관계자는 “중국인 환자 비중이 30~40%로 높아졌다”며 “중국어 통역 인력 세 명이 매일 상주한다”고 했다.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의 T피부과 상담실장은 “밀려드는 일본 환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상담실장 등)를 세 명이나 채용했다”고 전했다.

K팝, K컬처 등이 세계에 확산하며 K뷰티에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화장품 수출이 증가하고 국내 에스테틱(미용의료)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커지는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김동현 복지부 보건산업해외진출과장은 “화장품과 같은 뷰티산업의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은 게 피부과, 성형외과를 많이 찾는 이유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피부 미용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이 커지면서 최고 수준의 인재와 자본이 몰리는 가운데 의료진의 손기술까지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삼고 신제품을 우선 출시하는 해외 에스테틱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시술 가격 30% 저렴
시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평가받는다. 한국의 필러 시술 가격은 1회 평균 20만~30만원으로 일본(7만~8만엔)의 3분의 1 수준이다. B피부과 관계자는 “필러, 레이저, 보톡스 주사 등의 가격은 해외에 비해 20~30% 이상 저렴하다”고 말했다.
의료업계에선 관광객이 피부과, 성형외과에만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관광객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전체 외국인 환자의 85% 이상인 100만 명이 서울에 쏠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맞춤형 유치기관 상담, 전국 단위 설명회 등을 올해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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