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실적
위험 분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
주식 55%, 채권 30%, 대체 15%
주식은 미국 비중이 67% 차지해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수익금 737조7000억원. 연평균 수익률 7%에 지난해 수익률15%. 누구의 투자 실적일까요. 바로 우리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실적입니다.
2017년 서울에서 전주로 본사를 옮긴 뒤 매년 인력 유출 등의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최강의 투자기관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기금 운용수익률은 15%. 1988년 국민연금에 기금이 설치된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1213조원의 운용규모, 400여 명의 투자 전문가가 모인 이곳엔 매일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보내온 투자 제안서가 쌓입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을 포함한 유수의 기관들이 국민연금과 투자 정보를 교류하고, 자금을 위탁 받아 운용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국민연금의 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는 금융업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국민연금만 따라가도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돼있을까요.
○ 국내채권 비중 줄이고, 해외투자는 높이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는 연금계좌를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에 있어 수익성만큼이나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 30~40년 간 보험료를 낸 사람들이 은퇴 후 사망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으며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국민연금의 존재 목적이기 때문에 단기 ‘대박’만 노리는 포트폴리오를 짜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향후 5년 간의 투자 방향이 담긴 ‘중기자산배분안’을 수립했는데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의 목표수익률은 5.4%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로 포트폴리오를 짜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자산별 구성을 보면 주식 47.1%, 채권 36.0%, 대체투자 17.1%로 집계됐습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과를 냄과 동시에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국내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지난해 국장 ‘선방’한 국민연금…해외주식 수익률은 34%
국민연금은 2029년까지 국내 주식의 15%를 해외 주식에 40%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현재 해외 투자비중은 약 50%대로 추정되는데 이를 2029년까지 60%대로 높이는 것이 국민연금의 계획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역대급 수익률을 내는 데도 해외주식이 한몫 했습니다.
지난해 자산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해외주식 34.32%, 해외채권 17.14%, 대체투자 17.09%, 국내채권 5.27%, 국내주식 –6.94% 식입니다. 국내주식 벤치마크 수익률이 -7.71%였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누적 수익률로 봐도 해외주식이 압도적입니다. 1998~2024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국내 주식 5.4%, 해외 주식 15.17%, 국내 채권 3.71%, 해외 채권 5.8%, 대체투자 10.48%로 해외주식과 대체투자가 다른 자산군에 비해 높습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주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술주 중심의 강세로 30%대 수익률을 보였다”며 “국내주식은 대형 기술주 실적 우려,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국내주식 Top 1은 삼성전자
일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국민연금이 어떤 주식을 사는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의 주력인 해외 주식(2024년 말 기준 431조원)에서 지역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북미(66.7%)지역 입니다. 그 뒤를 유럽(18.3%), 아시아태평양(8.2%), 일본(4.3%) 등이 잇고 있습니다. 섹터별로는 정보기술(IT)이 21.8%로 가장 높고 금융(15.4%), 헬스케어(12.3%), 원자재·유틸리티·부동산(11.3%), 임의소비재(10.9%)등에도 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장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3년말 기준 애플이 1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5위는 인베스코 MSCI USA ETF가, 6,8위를 각각 알파벳(구글) 클래스 A 및 C가, 7위는 메타가 차지했습니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제외하곤 빅테크 위주의 구성입니다. 9위는 미국 최대의 의료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10위는 덴마크의 대형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였습니다.
지난해는 어땠을까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식은 팔고 동시에 브로드컴, 팔란티어, 램리서치 같은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39조7000억원을 투자 중인 국내 시장도 살펴보겠습니다. 산업 별로는 정보기술(35.4%), 산업재(17.7%), 자유소비재(9.1%), 금융(8.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Top 10’ 투자종목으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등이 톱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는 큰 틀에선 S&P500이나 나스닥100, 다우존스 등 미국의 지수를 중심으로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주요 시장 자체를 추종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기준포트폴리오 도입과 차세대 해외투자 통합시스템 가동, 해외 전문인력 채용 등으로 기금운용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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